이런 경우가 흔합니다. 봄에 농자재 판매점에서 퇴비 몇 포대를 사 와 밭에 뿌리고, 그날 바로 상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며칠 뒤 잎 가장자리가 누렇게 타들어 가고, 뽑아 보니 잔뿌리가 갈색으로 물러 있습니다. 병도 벌레도 아니었습니다. 퇴비가 덜 썩었거나, 썩을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연재 「텃밭 흙과 거름 기초」 3편에서는 퇴비를 고르고, 확인하고, 직접 만드는 법을 다룹니다.
핵심 요약
- 덜 썩은 퇴비를 밭에 넣으면 썩는 과정에서 가스와 열이 생겨 뿌리가 상할 수 있어, 텃밭에는 완숙 퇴비를 씁니다.
- 잘 썩은 퇴비는 갈색~흑색이고 원료 모양이 보이지 않으며, 축분 냄새 대신 흙냄새가 나고, 쥐었을 때 물이 배어 나오지 않고 부스러집니다.
- 퇴비를 뿌린 뒤에는 7~10일 이상 기다렸다가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는 것이 공공 텃밭 안내의 기준입니다.
연재 「텃밭 흙과 거름 기초」 7편
- 1. 흙의 종류: 모래흙·참흙·찰흙 손으로 구별
- 2. 흙의 산도(pH)와 석회 주는 법
- 3. 퇴비와 거름: 종류와 잘 썩었는지 보는 법 (지금 보는 글)
- 4. 비료 포대 읽기: 질소·인산·칼리 (공개 예정)
- 5. 밑거름과 웃거름: 시기와 양 (공개 예정)
- 6. 농업기술센터 무료 흙 검사 받는 법 (공개 예정)
- 7. 가을 밭 정리와 겨울 흙 만들기 (공개 예정)
무엇이 문제였을까: 덜 썩은 거름이 땅속에서 하는 일
- 가스 피해: 덜 썩은 가축분은 흙 속에서 다시 썩으며 암모니아 같은 가스를 냅니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도 부숙되지 않은 퇴비를 뿌리면 가스 장애로 작물 피해와 악취가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 열과 산소 부족: 썩는 동안 미생물이 열을 내고 산소를 써 버려 어린뿌리가 숨 쉬기 어렵습니다.
- 질소 빼앗김: 톱밥·짚처럼 덜 삭은 재료가 많으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느라 흙 속 질소를 먼저 가져가, 작물 잎이 오히려 옅어질 수 있습니다.
- 벌레와 잡초씨: 충분히 열을 받지 못한 거름에는 파리 애벌레나 잡초 씨앗이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인천시농업기술센터 텃밭 안내도 「발효가 덜 된 미숙퇴비가 아닌 완숙퇴비」를 쓰고, 퇴비를 뿌린 뒤 일주일에서 열흘 이상 기다렸다 심으라고 강조합니다. 앞 연재 「마늘 심는 시기·간격·깊이」에서 밑거름을 심기 2주쯤 전에 넣으라고 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거름 종류 한눈에
| 종류 | 예 | 성분(대략) | 쓰임 | 1㎡당 양(예시) |
|---|---|---|---|---|
| 퇴비(가축분 퇴비 등) | 소·돼지·닭 분뇨를 톱밥 등과 섞어 썩힌 것 | 질소 1~2%, 인산 1%, 칼리 2% | 흙을 부드럽게, 양분은 천천히. 주로 밑거름 | 1kg 이하 |
| 유기질비료(혼합유박 등) | 깻묵, 쌀겨, 어분 등을 섞은 것 | 질소 3~5%, 인산 1~2%, 칼리 2% | 양분이 더 진함. 주로 웃거름 | 300g(퇴비의 3분의 1 정도) |
| 낙엽·풀 퇴비(집에서) | 낙엽, 마른 풀, 채소 찌꺼기 | 성분이 낮고 일정하지 않음 | 흙 덮개, 흙 부풀리기 | 상태 보며 |
성분과 양은 인천시농업기술센터 텃밭 안내의 예시입니다. 같은 안내에서 3평(약 10㎡) 밑거름으로 퇴비 20kg을 예로 든 부분도 있어, 실제 양은 포대에 적힌 사용량과 흙 상태, 토양검정 결과를 함께 보고 정합니다. 「부숙유기질비료」는 이처럼 원료를 썩혀(부숙) 만든 퇴비류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고, 깻묵·혼합유박은 썩히는 과정 없이 원료 그대로 가공한 것이 많아 성분이 진하고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잘 썩었는지 보는 법: 색·냄새·손·온도
경기도가 축산 농가용으로 낸 「퇴비 부숙도 육안판별법」은 색, 냄새, 수분 등에 점수를 매겨 단계를 나눕니다. 텃밭에서 포대를 열어 볼 때도 같은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
- 색과 모양: 갈색이나 흑색을 띠고, 분뇨나 톱밥의 원래 모양이 거의 보이지 않으면 잘 썩은 쪽입니다. 누런 톱밥 조각이 그대로 보이면 덜 썩은 것입니다.
- 냄새: 코를 찌르는 축분 냄새가 나면 덜 썩은 것이고, 숲속 흙냄새에 가까우면 잘 썩은 것입니다.
- 손 감촉: 한 줌 쥐었을 때 손가락 사이로 물이 배어 나오면 수분이 많고 덜 썩은 쪽, 뭉쳤다가 쉽게 부스러지면 잘 썩은 쪽입니다.
- 온도: 포대를 열었을 때 속이 뜨끈하면 아직 썩는 중입니다. 열이 식은 뒤에 씁니다.
판별 기준이 애매하면 간단한 시험도 있습니다. 작은 화분 두 개에 하나는 상토만, 하나는 상토와 퇴비를 섞어 상추나 배추 씨를 뿌려 봅니다. 퇴비를 섞은 쪽만 싹이 잘 안 나거나 떡잎이 누렇게 되면 아직 쓰기 이른 것입니다.
퇴비 포대에서 볼 것
- 비료 종류 이름: 「가축분퇴비」, 「퇴비」, 「혼합유박」처럼 적혀 있습니다. 같은 퇴비라도 원료에 따라 성질이 다릅니다.
- 원료: 시중 퇴비는 대부분 돈분·우분·계분 같은 가축분뇨와 톱밥을 발효한 것입니다. 계분이 많으면 성분이 진하고, 우분과 톱밥이 많으면 흙을 부드럽게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 성분과 사용량: 표시된 성분과 권장 사용량을 기준으로 양을 정합니다.
- 무게와 생산 정보: 무게, 생산 시기, 생산업체 등이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부숙도 검사」라는 말도 자주 들립니다. 2020년 3월 25일부터 가축분뇨를 일정 규모 이상 내는 축산 농가는 자기 농장에서 만든 퇴비를 농경지에 뿌리기 전에 부숙도 검사를 받도록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무화됐습니다. 경기도 자료에 따르면 축사 면적 1,500㎡ 이상 농가는 부숙후기 이상, 그보다 작은 농가는 부숙중기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는 축산 농가의 퇴비에 적용되는 기준이고, 포대로 파는 퇴비는 비료관리법에 따른 별도 규격으로 관리됩니다. 텃밭에서는 기준을 넘는지보다 「완숙인가」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더 쓸모 있습니다.
사 온 퇴비가 덜 썩어 보일 때
이미 사 온 포대가 냄새가 강하고 뜨끈하다면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포대를 열어 그늘에 펼쳐 두고 가끔 뒤적이면 남은 분해가 진행됩니다. 급하면 빈 밭에 미리 뿌려 흙과 섞고, 2주 이상 지나 냄새가 가신 뒤에 심습니다. 늦가을에 산 퇴비라면 지금 빈 밭에 넣어 두는 것이 가장 쉬운 해결책입니다. 겨울 동안 흙 속에서 천천히 삭아 봄에는 걱정 없이 쓸 수 있습니다. 남은 포대는 비를 맞지 않게 묶어 두고, 봄에 쓰기 전 다시 냄새와 색을 확인합니다.
집에서 낙엽·음식물 퇴비 만들기 기초
늦가을은 퇴비 재료가 가장 많은 때입니다. 마당이나 주말농장 한쪽에 자리가 있다면 이렇게 시작합니다.
- 재료 나누기: 낙엽·마른 풀·잘게 찢은 종이 같은 「갈색 재료」와 채소 껍질·풋풀 같은 「초록 재료」로 나눕니다. 미국 일리노이대 안내는 갈색 2, 초록 1의 비율을 권합니다.
- 켜켜이 쌓기: 갈색 재료를 깔고 초록 재료를 얹은 뒤 밭흙을 한 삽 뿌리는 식으로 반복합니다. 흙 속 미생물이 분해를 돕습니다.
- 물기 맞추기: 꽉 짠 걸레 정도로 촉촉하게 합니다. 너무 젖으면 썩는 냄새가 나고, 너무 마르면 멈춥니다.
- 뒤집기: 가끔 뒤집어 공기를 넣어 주면 빨리 썩고 냄새가 줄어듭니다.
- 넣지 말 것: 고기·생선·기름·뼈, 짠 음식, 병든 잎, 씨가 맺힌 잡초는 빼는 것이 좋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분해가 거의 멈추고, 이듬해 날이 풀리면 다시 진행됩니다. 지금 쌓은 더미는 봄 밑거름보다는 이듬해 가을이나 그다음 봄에 쓸 것으로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 때는 물기를 충분히 빼고 냄새·벌레 관리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며, 공동주택 관리 규약과 지자체 음식물 배출 규정도 함께 확인합니다.
퇴비가 흙을 기르는 거름이라면, 비료는 작물에 바로 먹이는 거름입니다. 다음 편 「비료 포대 숫자 읽는 법」에서는 21-17-17 같은 숫자의 뜻과 내 텃밭에 몇 g을 줘야 하는지 계산하는 법을 다룹니다.
퇴비 사용과 부숙도 관련 안내는 농촌진흥청과 농사로,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판 퇴비 포대에서 냄새가 심한데 써도 되나요?
축분 냄새가 강하면 덜 썩었을 수 있습니다. 바로 쓰지 말고 포대를 열어 그늘에 펼쳐 두거나, 밭에 뿌려 흙과 섞은 뒤 2주 이상 기다렸다 심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깻묵은 퇴비처럼 써도 되나요?
깻묵은 퇴비보다 질소가 진한 유기질비료에 가깝습니다. 그대로 많이 넣으면 흙 속에서 썩으며 뿌리를 상하게 할 수 있어 양을 줄이고, 심기 전에 미리 넣거나 발효시킨 제품을 씁니다.
Q. 퇴비를 겨울 전에 넣어 두면 봄에 안 넣어도 되나요?
가을에 넣은 퇴비는 겨울 동안 흙과 어우러져 봄 작물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봄 작물에 필요한 양분은 따로 밑거름으로 챙기고, 양은 토양검정 결과로 조절합니다.
Q. 커피 찌꺼기를 바로 텃밭에 뿌려도 되나요?
커피 찌꺼기도 덜 썩은 유기물이라 바로 많이 넣으면 분해되면서 질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퇴비 더미에 초록 재료처럼 섞어 함께 썩힌 뒤 쓰는 것이 무난합니다.
Q. 집에서 만든 퇴비가 다 됐는지 어떻게 아나요?
원래 재료 모양이 거의 보이지 않고, 흙냄새가 나며, 뒤집어도 더미가 다시 뜨거워지지 않으면 다 된 쪽입니다. 애매하면 작은 화분에 씨를 뿌려 싹이 잘 나는지 시험해 봅니다.
Q. 퇴비는 많이 넣을수록 흙이 좋아지나요?
적당량은 흙을 부드럽게 하지만 지나치면 인산·칼리 같은 성분이 쌓이고 질소가 빠져나가 환경에 부담이 됩니다. 포대 권장량과 토양검정 처방을 넘기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기준일 2026년 10월 29일
출처 인천광역시 농업기술센터 「도시텃밭 가꾸기 – 텃밭 준비하기」 · 경기도 「퇴비 부숙도 육안판별법」 · 경북매일 「가축분뇨퇴비 분석 연중 무료로 해드립니다」(상주시농업기술센터, 2026.9.) · 경북매일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25일부터 시행」(2020.3.) · University of Illinois Extension, Fall is a great time to start compo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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