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시작하면 「밭 만들 때 석회부터 뿌려라」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대로 해마다 따라 하면 오히려 흙이 알칼리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연재 「텃밭 흙과 거름 기초」 2편에서는 흙 산도(pH)와 석회를 둘러싼 흔한 오해를 하나씩 짚어 봅니다.
핵심 요약
- 경기도농업기술원 2025년 조사에서 밭 흙 평균 pH는 6.6으로 적정 범위(6.0~7.0) 안이었고, 오히려 알칼리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보고됐습니다.
- 석회는 해마다 습관처럼 주기보다 토양검정이나 간이 측정으로 산성인 것을 확인한 뒤 필요한 만큼만 줍니다.
- 공공 텃밭 안내는 퇴비·석회를 심기 2~3주 전, 복합비료를 1주 전에 따로 주도록 순서를 나눕니다.
연재 「텃밭 흙과 거름 기초」 7편
- 1. 흙의 종류: 모래흙·참흙·찰흙 손으로 구별
- 2. 흙의 산도(pH)와 석회 주는 법 (지금 보는 글)
- 3. 퇴비와 거름: 종류와 잘 썩었는지 보는 법 (공개 예정)
- 4. 비료 포대 읽기: 질소·인산·칼리 (공개 예정)
- 5. 밑거름과 웃거름: 시기와 양 (공개 예정)
- 6. 농업기술센터 무료 흙 검사 받는 법 (공개 예정)
- 7. 가을 밭 정리와 겨울 흙 만들기 (공개 예정)
먼저 pH란
pH는 흙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를 0~14 숫자로 나타낸 값입니다. 7이 중성이고, 숫자가 작을수록 산성, 클수록 알칼리성입니다. 대부분의 채소는 약산성~중성에서 양분을 잘 빨아들입니다. 너무 산성이면 인산·칼슘·마그네슘을 흡수하기 어려워지고, 너무 알칼리성이면 철·망간·붕소 같은 미량원소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오해 1. 「우리나라 밭흙은 다 산성이라 해마다 석회를 줘야 한다」
우리나라 흙은 비가 여름에 몰려 내려 칼슘·마그네슘 같은 성분이 씻겨 나가기 쉽고, 산성 쪽 바위에서 생긴 흙이 많아 본래 산성으로 기울기 쉽다고 흔히 설명합니다. 화학비료, 특히 질소 비료를 오래 쓰는 것도 흙을 산성 쪽으로 미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래 가꾼 밭은 사정이 다릅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같은 지점을 거듭 조사한 「농경지 토양화학성 변동조사」(2025년도 보고서)를 보면, 밭 흙 평균 pH는 2013년 6.2, 2017년 6.3에서 2021년과 2025년 6.6으로 올라갔습니다. 보고서는 적정 범위보다 낮은 곳은 줄고 높은 곳은 늘어 「알칼리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밭의 석회 소요량(10a당)은 2013년 171kg에서 2025년 113kg으로 줄었습니다.
지역마다, 밭마다 사정은 다릅니다. 새로 개간한 땅이나 산 아래 밭은 여전히 산성일 수 있습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재 보고 주는 것입니다.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의 무료 토양검정(연재 6편)을 받으면 결과서에 석회를 얼마나 줄지까지 나옵니다.
오해 2. 「석회는 다 같은 석회」
| 구분 | 무엇으로 만드나 | 효과 나는 속도 | 덤으로 주는 것 | 다룰 때 주의 |
|---|---|---|---|---|
| 고토석회 | 칼슘과 마그네슘(고토)이 함께 든 돌가루 | 천천히, 오래 감 | 마그네슘 | 텃밭에서 가장 무난하게 쓰임. 공공 텃밭 안내의 기본 예시 |
| 소석회 | 석회석을 구운 뒤 물과 반응시킨 수산화칼슘 | 빠름 | 없음 | 알칼리가 강해 피부·눈에 자극. 장갑·마스크 착용, 바람 부는 날 피하기 |
| 패화석 | 굴 껍데기 등 조개껍데기를 가공한 것 | 천천히 | 제품에 따라 미량 성분 | 알갱이 굵기에 따라 효과가 달라 제품 설명 확인 |
| 생석회 | 석회석을 구운 산화칼슘 | 매우 빠름 | 없음 | 물과 닿으면 열이 나 다루기 위험. 텃밭에는 권하지 않음 |
텃밭이라면 효과가 느리지만 실수해도 피해가 적은 고토석회나 패화석이 다루기 편합니다. 소석회는 빨리 듣는 만큼 많이 주면 흙 산도가 급히 바뀌므로 양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분 함량은 제품마다 달라 포대 표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오해 3. 「석회·퇴비·비료를 한꺼번에 섞어 뿌리면 일이 준다」
인천시농업기술센터 텃밭 안내는 순서를 이렇게 나눕니다.
- 밭 만들기 2~3주 전: 퇴비, 석회(고토석회), 붕소(붕사)를 밭 전체에 고루 뿌리고 흙과 섞습니다.
- 밭 만들기 1주 전: 복합비료를 뿌리고 깊게 갈아엎은 뒤 평평하게 고릅니다.
- 퇴비를 뿌린 뒤 7~10일 이상 지나서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습니다.
농촌진흥청 텃밭 배추 안내도 퇴비·석회·붕사는 아주심기 2~3주 전에 밭 전면에 뿌려 섞고, 요소·용과린·염화칼리는 이랑을 만들 때 주도록 나눕니다. 이렇게 나누는 까닭은 석회의 알칼리 성분이 질소 비료(요소·암모니아 계열)와 바로 만나면 질소 일부가 암모니아 가스로 날아갈 수 있고, 인산 비료와 섞이면 인산이 녹기 어려운 형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석회를 먼저 넣어 흙과 어우러지게 한 뒤 비료를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해 4. 「많이 줄수록 확실하다」
인천시농업기술센터는 약 10㎡(3평) 텃밭에 고토석회 1~2kg을 예로 들면서도 「토양분석 결과를 보고 필요한 양만」 쓰라고 덧붙입니다. 석회를 지나치게 주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흙이 알칼리 쪽으로 기울어 잎 사이가 누렇게 되는 등 미량원소 부족 증상이 나타납니다.
- 칼슘이 쌓이면 칼륨·마그네슘과 균형이 깨져 흡수를 서로 방해합니다.
- 한번 올라간 pH는 낮추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감자처럼 약산성을 좋아하는 작물을 심을 자리에는 석회를 일부러 아끼기도 합니다. 작물마다 알맞은 범위가 조금씩 달라, 배추는 pH 5.5~6.8(농촌진흥청)처럼 범위로 안내됩니다.
오해 5. 「시험지로 대충 재면 그만」 — 집에서 재는 법과 한계
간이 측정은 「석회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데는 쓸 만합니다. 검정기관은 흙과 물을 1:5로 섞어 재는 방식을 쓰는데, 집에서는 이렇게 흉내 낼 수 있습니다.
- 밭 여러 곳에서 겉흙 아래 흙을 조금씩 떠 섞고, 돌과 뿌리를 골라냅니다.
- 그늘에서 말린 흙 한 숟가락에 정제수(증류수) 다섯 숟가락을 넣습니다. 수돗물은 그 자체 pH가 있어 피합니다.
- 잘 저어 흙이 가라앉을 때까지 둔 뒤 맑은 윗물에 시험지를 담그거나 측정기를 넣습니다.
- 같은 방법으로 두세 번 재어 비슷한 값인지 봅니다.
시험지는 색을 눈으로 읽어 0.5 단위 정도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고, 흙에 꽂는 막대형 측정기는 습도와 꽂는 깊이에 따라 값이 흔들립니다. 6.0 이하처럼 뚜렷하게 낮게 나올 때만 석회를 고려하고, 애매하면 무료 토양검정으로 확인합니다.
이런 경우는 이렇게
주말농장을 5년째 같은 구획에서 가꾸며 봄마다 석회를 한 포대씩 뿌려 온 경우: 산도가 이미 중성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는 석회를 쉬고 토양검정부터 받아 봅니다. 결과서에 석회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몇 해 동안 석회 없이 퇴비만 넣어도 됩니다.
산 아래 새로 일군 밭에서 시금치·상추 싹이 누렇게 자라다 멈추는 경우: 산성 흙에서 흔한 모습입니다. 간이 측정으로 뚜렷하게 낮게 나오면 고토석회를 밭 전체에 고루 섞고, 2~3주 뒤 다시 심어 봅니다.
상자텃밭·화분은 이렇게
시판 상토는 대개 채소가 자라기 알맞게 산도를 맞춰 나오므로 새 상토에 석회를 더 넣을 필요는 적습니다. 제품 포장의 표시를 먼저 봅니다. 여러 해 쓴 상토는 물을 줄 때마다 성분이 빠지고 산도가 바뀌는데, 이때도 많이 넣기보다 소량을 고루 섞습니다. 달걀 껍데기를 빻아 넣는 방법도 있지만 효과가 매우 느려, 산도를 바로잡는 용도보다는 칼슘을 조금씩 보태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산도를 맞췄다면 다음은 흙을 살찌우는 거름입니다. 다음 편 「퇴비 종류와 부숙도」에서는 덜 썩은 거름이 왜 위험한지, 잘 썩은 퇴비를 어떻게 알아보는지 다룹니다.
우리 밭에 석회가 얼마나 필요한지는 토양검정 뒤 흙토람에서 받는 비료사용처방서의 석회 소요량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석회를 가을에 미리 뿌려 둬도 되나요?
효과가 느린 고토석회나 패화석은 가을에 넣어 두면 겨울 동안 흙과 어우러집니다. 다만 그 자리에 바로 질소 비료를 함께 주는 것은 피하고, 봄에 심기 전에는 복합비료만 따로 줍니다.
Q. 석회를 뿌린 날 바로 모종을 심으면 안 되나요?
공공 텃밭 안내는 석회를 심기 2~3주 전에 주도록 합니다. 특히 소석회는 알칼리가 강해 뿌리 가까이 바로 닿으면 상할 수 있으니 기간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고토석회와 소석회 중 하나만 산다면?
텃밭에서는 효과가 천천히 나고 마그네슘도 함께 주는 고토석회가 다루기 편합니다. 소석회는 빨리 듣는 대신 양을 넘기면 피해가 커서 처음 쓰는 분께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잿물이나 나뭇재를 뿌려도 산도가 올라가나요?
나뭇재는 알칼리성이라 산도를 올리는 효과가 있고 칼리 성분도 들어 있습니다. 다만 성분이 일정하지 않아 양을 가늠하기 어렵고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알칼리로 기울 수 있어 조금씩 씁니다.
Q. 블루베리 화분 흙에도 석회를 주나요?
블루베리는 강한 산성 흙을 좋아하는 대표 작물이라 석회를 주지 않습니다. 작물마다 알맞은 산도가 달라, 산성을 좋아하는 작물은 따로 관리합니다.
Q. 흙 pH를 낮추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한번 올라간 pH는 낮추기가 어렵습니다. 석회를 끊고 퇴비를 꾸준히 넣으며 지켜보는 것이 기본이고, 방법과 양은 토양검정 결과를 보고 농업기술센터에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준일 2026년 10월 28일
출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경지 토양화학성 변동조사」(2025년도 시험연구보고서) · 인천광역시 농업기술센터 「도시텃밭 가꾸기 – 텃밭 준비하기」 · 농촌진흥청 그린매거진 「텃밭 배추 키우기」 · 농촌진흥청 「비료 적정 사용은 토양검정이 기본」 · 농촌진흥청 「텃밭재배 초보자가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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